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은 1807년에 작곡된 오케스트라 서곡으로, 오스트리아 작가 하인리히 요제프 폰 콜린의 비극 「코리올란」을 위한 음악이다. 베토벤은 이 서곡을 단순한 연극의 도입부 음악을 넘어서, 하나의 독립된 교향시처럼 구성하였다. 작품 번호는 Op. 62이며, 비극적이고 강렬한 분위기의 다단조로 작곡되었다. 서곡의 주인공인 코리올란은 로마의 장군으로, 자존심과 강한 의지로 인해 고국을 떠났다가 복수를 위해 다시 로마를 공격하려 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간청에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자기 내면의 갈등에 무너진다. 이 복잡한 내면과 극적인 상황이 서곡의 음악적 전개에 그대로 녹아 있다. 서곡은 짧지만 매우 응축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두 개의 주요 주제가 명확히 대비된다. 하나는 결연하고 엄격한 리듬으로 시작되는 남성적인 주제로 코리올란의 단호한 결정을 상징하고, 다른 하나는 부드럽고 선율적인 여성적인 주제로 어머니의 애절한 설득을 나타낸다. 이 두 주제는 극의 중심 갈등인 ‘의지와 감정’, ‘복수와 용서’ 사이의 긴장을 음악적으로 그려낸다. 마지막에는 어떠한 극적 해소 없이, 조용히, 그러나 비극적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는 주인공의 파멸과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다. 전통적인 고전주의 서곡의 형식과는 다른 자유롭고 극적인 전개는, 이후 낭만주의 시대 교향시 형식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코리올란 서곡》은 베토벤 특유의 극적 긴장감, 선율적 대조, 리듬의 역동성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그의 초기 서곡 중에서도 특히 강렬하고 인상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로,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다비드 트럼본 협주곡
다비드 트럼본 협주곡은 독일의 작곡가 페르디낀드 다비드가 1837년에 작곡한 작품으로, 낭만시대 트럼본 레퍼토리 중 가장 중요한 협주곡 중 하나로 꼽힌다.
페르디난드 다비드는 당대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로, 멘델스존과도 친밀한 관계였다. 비록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여러 관악기들을 위한 작품도 작곡했으며, 특히 이 트럼본 협주곡은 트럼본 연주자들에게 있어 입문부터 전문까지 두루 연주되는 필수곡이다.
이 작품은 독일 작센의 궁정 트럼본 연주자 카를 트라우가트 퀴에네를 위해 작곡되었다. 퀴에네는 당대 가장 유명한 트럼보니스트로, 다비드는 그의 연주력과 예술성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협주곡을 헌정했다.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은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된 혁명적인 교향곡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1803~1804년에 작곡되었으며, 베토벤이 예술가로서 자신의 사명감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음악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초기의 베토벤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계몽주의 이념과 혁명정신을 상징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이 곡을 처음에는 “보나파르트” 교향곡으로 이름 붙이고 그에게 헌정하려 했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하여 악보 표지에서 이름을 찢어버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결국 이 곡은 "한 위대한 인물을 기리며"라는 문구가 붙은 채, 영웅 교향곡(Eroica)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이는 베토벤이 개인적·예술적 신념으로 완성한 이상적 인간상, 혹은 인간 정신 자체를 향한 헌사이기도 하다.
총 4악장 구성이며, 그 길이와 구조, 감정의 깊이에서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1악장 – Allegro con brio
힘차고 장대한 주제들이 대립하며 전개된다. 기존 교향곡보다 훨씬 긴 전개부와 대담한 전조, 강한 리듬감으로 웅장한 영웅의 서사를 펼쳐낸다.
2악장 – Marcia funebre (장송행진곡)
느리고 엄숙한 분위기의 행진곡으로, 죽음과 슬픔, 영웅의 비극적 최후를 암시한다. 이 악장은 특히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3악장 – Scherzo: Allegro vivace
빠르고 경쾌한 악장으로, 생명력과 활기, 그리고 전사들의 행진처럼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4악장 – Finale: Allegro molto
변주곡 형식을 통해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한다. 베토벤 특유의 창의적 구성력이 돋보이며, 최후에는 승리와 환희의 정조로 마무리된다.